
방콕 여행의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통 사원, 미식, 그리고 타이 마사지. 저는 이 세 가지를 직접 경험하면서 알려진 것과 실제 경험하는 것이 꽤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강렬한 부분도 있었고, 생각보다 더 편안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방콕을 처음 계획하는 분이라면 이 글이 여러분의 솔직한 기준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랜드 팰리스와 왓 포, 사원 관광의 실제
방콕의 그랜드 팰리스 즉 왕궁은 18세기 후반, 1782년 짜끄리 왕조 창건과 함께 조성된 왕실 복합 단지입니다. 일반적으로 "웅장한 건축물을 눈으로 감상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가보니 그 이상이었습니다. 단순히 눈으로 훑는 관광지가 아니라, 지붕 끝 하나하나에 새겨진 정교한 문양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매력있는 장소였습니다. 저는 벽면에 그려진 라마야나 서사시 벽화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내용도 모른 채 그냥 바라보는데도 시간이 가는 줄 몰랐을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곳에서 가장 힘든 건 더위였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았는데, 아무리 옷을 얇게 입어도 야외를 걷다 보면 체력이 빠르게 소진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른 아침에 가면 괜찮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오전 10시만 넘어도 그늘 없는 구간에서는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물과 양산, 또는 모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사원 방문 시 꼭 유의해야 할 사항이 하나 있는데, 남녀 모두 무릎 이하를 꼭 가려야 합니다. 가리지 않는 옷을 입고 가면 입구에서 파는 바지나 두르는 천인 사롱을 구입해야 하니 미리 잘 입고가시길 바랍니다.
다음 행선지로 왓 포(Wat Pho)에 갔더니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그랜드 팰리스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어서 두 군데 같이 방문하기에 아주 적합하죠. 왓 포의 핵심은 길이 46미터, 높이 15미터에 달하는 와불상(Reclining Buddha)입니다. 처음 그 규모를 눈앞에서 마주쳤을 때는 말 그대로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사진으로 본 것과 실제로 보는 건 스케일이 전혀 다르더라구요. 특히 발바닥에 새겨진 자개 상감 문양은 그 섬세함이 놀라울 정도이니 꼭 한 번 방분해보세요.
미식의 나라 태국
방콕은 세계적으로 미식 여행지로 알려진 도시죠. CNN Travel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음식 도시 목록에 방콕이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을 만큼, 그 명성은 과장이 아닙니다. 저도 한국에서 태국 음식을 즐겨 먹었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요. 현지에서 먹어보니, 그 기대를 훨씬 웃돌만큼 더욱 맛있었습니다.
팟타이(Pad Thai)는 태국을 대표하는 요리라고 할 수 있을만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조리법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요. 쌀국수를 달걀, 두부, 새우 등과 함께 볶아 타마린드 소스로 맛을 낸 음식이거든요. 카오산 로드에서 먹었던 팟타이는 평생 기억에 남을 만큼 맛있었습니다. 한국의 태국 레스토랑에서 먹던 것과는 맛의 깊이가 달랐어요. 달고, 짜고, 약간 새콤한 맛의 레이어가 입 안에서 순서대로 펼쳐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별식으로는 망고 스티키 라이스도 빼놓을 수 없을거예요. 스티키 라이스(Sticky Rice)란 찹쌀을 코코넛 밀크로 찐 태국식 디저트 기반 쌀 요리인데, 달콤하고 진한 코코넛 향이 특징입니다. 신선한 망고와 함께 먹으면 독특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 나요. 저는 여행기간 동안 이걸 몇 번이나 먹었는지 세기도 민망할 정도로 계속 사먹었던 것 같아요.
다만, 향신료에 약한 분이라면 조금 힘들 수도 있어요. 태국 음식에는 레몬그라스와 고수(코리앤더)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거든요. 레몬그라스는 특유의 허브 향이 강한 식물인데, 태국 요리 특유의 상쾌하고 청량한 향의 핵심 재료여서 안 들어가는 음식이 없을 정도였어요. 제가 마셨던 칵테일에도 레몬그라스가 들어갈 만큼 어느 음식에나 들어있을 확률이 크니, 주문 시 향신료 조절 요청을 하는 걸 추천할게요.
타이 마사지 : 1일 1마사지는 필수
사실 우리나라에서 태국 관련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타이 마사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태국을 가면 꼭 1일 1 마사지를 받아야 겠다고 생각을 했죠. 그렇게 타이 마사지를 받으면서 든 생각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어요.
일반적으로 타이마사지는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릴렉싱 마사지로 알려져 있지만, 전통 타이 마사지(Traditional Thai Massage)는 실제로는 보조 요가(Assisted Yoga)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단순히 누워서 쉬는 것이 아니라, 치료사가 신체를 늘리고 압력을 가하며 관절을 풀어주는 방식이거든요. 처음 받는 분은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실제로 중간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알고 있어요. 이럴 때는 참지 말고 바로 말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마사지사들이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고, 간혹 한국어가 통하는 경우도 있어서 한국어로 먼저 말을 건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예요.
저는 태국여행을 갈 때 마다 1일 1마사지를 실천했죠.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가게는 정말 어디든 있어요. 저렴게 갈 수 있는 동네 마사지 숍부터 사원 내 마사지 학교, 호텔 스파까지 다양하게 경험해봤는데, 솔직히 서비스의 퀄리티 말고 마사지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개인 마사지사의 실력 차이가 가장 크게 느껴졌고, 가격 대비 만족도 면에서는 200~400바트 수준의 일반 마사지 숍으로도 충분했어요. 우선 가성비 마사지를 경험해 보고, 마음에 든다면 고급 스파를 받아보는걸 추천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