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클랜드를 그냥 경유만 하고 남섬으로 넘어가는 분들 많으시죠? 제가 1년을 살면서 느낀점은, 단순히 경유만 해서 넘어가기엔 너무 아까운 도시라는 거에요!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반지의 제왕 촬영지인 남섬의 대자연들에만 관심을 가지지만, 오클랜드도 정말 잠시라도 방문을 해보라고 너무 추천하고 싶어요.
페리 타고 떠나는 섬 여행, 와이헤케부터 시작
오클랜드의 진짜 매력은 페리를 타고 떠나면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뉴질랜드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오클랜드 주변에는 50개가 넘는 섬들이 흩어져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와이헤키섬을 제일 먼저 가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
와이헤키섬은 Maritime Transport 페리로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죠. 제가 처음 이 섬에 갔을 때는 한겨울이었는데도 와이너리마다 따뜻한 난로는 기본이고 와인 한 잔씩 꼭 주시더라고요. 그 와인을 한 잔씩 홀짝거리다 보면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또 와이너리마다 각각의 특색이 있어서 그 설명을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와인을 가득 사게 됐었어요. 특히 머드브릭 와이너리(Mudbrick Winery)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섬 안에서는 버스나 자전거를 타도 되고, 걸어다녀도 충분해요. 저는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라이딩 하는 걸 좋아했죠.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서 보는 일몰은 그 어떤 일몰 명소보다 최고라고 할 수 있을거에요.
화산섬인 랑기토토섬(Rangitoto Island)도 꼭 방문해보길 추천해요. 이 섬은 약 600년 전까지 화산 활동이 있었던 섬인데, 정상까지 트레킹하면 360도 파노라마 뷰를 볼 수 있을거에요. 왕복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보다 좀 더 힘들기는 했어요. 하지만 정상에서 본 오클랜드 전경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뉴질랜드 뭐가 맛있을까?
오클랜드를 방문했을 때 한 가지 음식만을 먹어야 한다면 전 뉴질랜드 홍합(Greenshell Mussel)을 꼭 추천해요. 뉴질랜드는 양고기가 유명한거 아니냐고, 갑자기 왠 홍합이냐고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양고기는 요즘 수출이 워낙 잘 돼 좋은 품질의 양고기(Lamb)을 각국의 마트에서 맛 볼 수 있지만, 이렇게 싱싱한 홍합은 찾아보기가 어려울거에요. 초록빛 껍데기가 특징인 뉴질랜드 고유종으로, 일반 홍합보다 크고 육질이 정말 부드러워요.
제가 자주 갔던 페더럴 스트리트(Federal Street)의 시푸드 레스토랑에서는 홍합을 화이트 와인에 찐 요리를 내놓는데, 국물까지 빵으로 싹싹 긁어 먹을만큼 너무 맛있었어요. 가격은 1인분에 25~30뉴질랜드달러 정도였는데, 양이 넉넉해서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또 뉴질랜드 하면 피쉬 앤 칩스(Fish and Chips)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가게에 가서 원하는 생선(Fish)를 선택하고, 칩스와 함께 튀겨주는 음식이죠. 생선은 주로 타라키히(Tarakihi), 호키(Hoki), 스냅퍼(Snapper) 중에 하나를 고르면 무난하게 먹을 수 있을거에요. 매년 열리는 피쉬 앤 칩스 대회가 있을 만큼 각 가게마다 스타일도 다르니, 여러군데서 사먹어 본다면 좋은 경험이 될거에요.
단, 해변가에서 먹을 때 주의해야할 점은 술은 절대 안된다는 거에요. 야외에서 주류 섭취가 금지되어 있어서, 안주가 좋다고 맥주라도 마시다가는 벌금을 낼 수도 있을거에요.
검은 모래사장과 트래킹, 오클랜드만의 특별함
오클랜드 서쪽 해안에 있는 피하 비치(Piha Beach)는 최고의 서핑 명소 중 하나에요. 이곳의 모래는 화산암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검은색인데요. 처음 보면 조금 놀라실 수도 있지만, 계속 보고있으면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이 신비롭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거에요. 저는 주말마다 이곳에 가서 바다를 보며 멍 때리는 시간을 가졌는데, 도심에서 불과 45분 거리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죠. 한 번은 서핑 강의도 들었는데, 생각보다 파도가 높아 조금 무섭기는 했어요. 그래도 오클랜드의 바다를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게 엄청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현장에 가서도 바로 체험 신청을 할 수 있으니, 겁이 나서 고민되는 사람은 가서 파도를 보고 신청하는걸 추천해요.
트래킹 코스도 오클랜드의 숨은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도심 근처에 있는 마운트 이든(Mount Eden)은 편도 20분이면 오를 수 있는 화산 분화구인데요. 분화구 중앙의 깊은 움푹 파인 곳을 보면 자연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하게 될거에요.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웨이타케레 산맥(Waitakere Ranges)의 숲길도 추천할게요. 북반구와는 완전히 다른 남반구 식물들을 보면서 걷는 기분은 정말 색다를거에요.
일반적으로 오클랜드가 지루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그건 좀 다른 것 같아요. 자극적인 것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지만, 자연과 음식, 느긋한 여유를 즐기다 보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거거든요. 남섬으로 가기 전에 하루나 이틀 정도는 오클랜드에서 시간을 보내길 완전 추천 드릴게요. 섬 하나 다녀오고, 검은 모래사장에서 발 담그고, 홍합 요리 한 접시 먹는 것만으로도 이 도시에 방문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참고: https://www.petrinadarrah.com/posts/things-to-do-auck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