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오키나와를 여행하기 전까진 그냥 '일본의 한 지방'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다녀온 지금, 오키나와는 일반적인 일본 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지닌 곳이라고 소개드리고 싶어요. 에메랄드빛 바다, 고래상어를 품은 거대한 수족관,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이 글을 읽게 되는 분들도 오키나와가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오키나와의 바다와 수상 액티비티
오키나와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바다가 정말 그렇게 다를까?"였어요. 한국도 삼면이 바다인데, 오키나와 바다가 특별할 이유가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가보니까 정말 다르긴 하더라구요.
제가 직접 방문한 비바루 비치(Mibaru Beach)와 세나하 비치(Senaha Beach)에서는 정말 광활한 바다가 펼쳐졌어요. 특히 세나하 비치는 입구 쪽은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불편했지만, 입구를 조금만 벗어나도 거의 저 혼자 바다를 독차지하는 기분이 들만큼 한산하더라구요. 저는 한국에서도 동해를 너무 좋아해서 자주 갔었는데요. 동해바다도 푸르다고 생각했는데, 오키나와 바다의 색감과 투명도는 확실히 다른 차원이었어요.
오키나와 여행에서 절대 빠지면 안되는 건 수상 액티비티라고 생각해요. 저는 스노쿨링 투어를 두 번이나 했었는데, 하나는 오키나와 본섬의 블루 케이브(Blue Cave), 다른 하나는 이시가키섬의 블루 케이브였어요.
그런데 너무 큰 기대를 해서 그런지 날씨 운이 따르지 않았어요. 두 곳 다 강풍이 심해 해류가 원만하지 않아 다른 스노쿨링 포인트로 갈 수 밖에 없었거든요. 처음엔 너무 실망스러워서 눈물이 날 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좋았어요. 산호초 사이를 헤엄치는 형형색색의 열대어들, 그리고 제 눈앞을 천천히 지나가는 대형 바다거북까지. 특히 니모를 찾아서에 나온 물고기들을 실제로 보다니 너무 귀여웠어요. 거기다 심지어 바다뱀도 목격했는데, 뱀을 보고 혼비백산하니 가이드분이 독이 없는 종이라며 안심시켜 주시더라구요.
오키나와에서는 팬텀 아일랜드(Phantom Island) 스노쿨링, 케라마 제도(Kerama Islands) 다이빙, 만그로브 카약, 만타레이 스노쿨링, 패러세일링, 플라이보딩 등 정말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을거에요. 저는 스노쿨링만 했지만, 다음에는 케라마 제도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츄라우미 아쿠아리움, 과연 갈 만한가요?
츄라우미 아쿠아리움(Okinawa Churaumi Aquarium)은 오키나와 수도인 나하시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 이동해야 갈 수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아이와 함께 여행한다면 이동 자체가 하나의 미션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해요.
그래도 츄라우미 아쿠아리움은 충분히 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수 있어요. 특히 쿠로시오 수조(Kuroshio Sea Tank)는 정말 압도적이죠. 쿠로시오는 일본 남쪽 해역을 흐르는 난류인데, 츄라우미에 있는 수조는 그 환경을 재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아크릴 수조라고 하더라구요.
이 수조의 주인공은 단연 진베이자메(Jinbei-zame), 즉 고래상어(Whale Shark)입니다. 바다에서 사는 생물 중 세계에서 가장 큰 고래상어를 수족관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을거에요. 저는 처음 봤을 때 넋이 나가서 한참을 멍하니 서잇었던 것 같아요. 지금 보는 이 광경이 현실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고래상어는 제 예상보다도 훨씬 컸어요.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시간이 아주 순식간에 흘러갔습니다. 무서워 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른 전시는 빨리 지나치면서 이 수조 앞에서만큼은 한참을 보고 있더라구요.
수조에는 고래상어 외에도 대형 쥐가오리(Manta Ray)들도 함께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고래상어에 비하니 생각보다 작다며 살짝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마저도 정말 바닷속에 같이 있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만큼이었어요. 가족 여행이라면, 특히 아이가 있다면 츄라우미 아쿠아리움은 반드시 일정에 넣으시길 추천합니다.
오키나와 음식, 무엇을 먹어야 할까요?
오키나와는 세계 5대 장수 지역인 '블루존(Blue Zone)' 중에 하나입니다. 블루존이란 100세 이상 장수 인구 비율이 특히 높은 지역을 일컫는 용어로, 오키나와는 전통적으로 두부, 콩, 미소, 자색 고구마(Purple Sweet Potato) 등을 중심으로 한 식단으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블루존 음식을 맛보고 싶으면 나고 아그리 파크(Nago Agri Park)로 가시면 돼요. 팜 투 테이블(Farm-to-Table)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직접 재배한 채소와 두부 요리로 구성된 점심을 먹을수 있어요. 건강한 식사이기만 한게 아니라, 정말 맛있었어요.
오키나와에는 여러 유명한 음식들이 있는데 우미부도(Umibudo, 바다 포도), 타코 라이스(Taco Rice), 챔푸루(Champuru, 볶음 요리), 닌진 시리시리(Ninjin Siri Shiri, 당근 볶음) 같은 종류들이 있더라구요. 그 중에 특이했던건, 통조림 스팸이 오키나와 요리에 자주 활용된다는 점이었어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오랜기간 주둔하고 있어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의 의정부 부대찌개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그리고 이시가키섬의 '미트 바 부처 트리코(Meat Bar Butcher Trico)'에서 이시가키 와규(Ishigaki Beef)를 먹었습니다. 고베 와규(Kobe Beef)만큼이나 마블링이 뛰어나고 부드러워 입에서 녹는 듯한 식감이 정말 인상적이더라구요. 와규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꼭 드셔보시길 추천해요. 결코 제가 고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그런게 아니라구요.
마지막으로 추천드리자면 오키나와 여행의 진짜 맛은 이자카야(居酒屋, Izakaya)에서 느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녁을 먹고 나하 시내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전통 조명 아래 숨어있는 작은 이자카야들을 볼 수 있을거에요.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로컬 이자카야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오키나와 아와모리(Awamori, 류큐 전통 증류주)를 마시다 보면 좋은 일본인 친구들도 사귈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 https://www.theinvisibletourist.com/things-to-do-in-okina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