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차로 2시간만 가면, 팜스프링스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조슈아트리에서 애너하임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팜스프링스에서 반나절을 보냈는데, 솔직히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일반적으로 팜스프링스를 당일치기 코스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다음에 가면 꼭 1박을 하고 올겁니다. 그래야 이 도시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아침은 산 위에서, 트램웨이로 시작하는 하루
팜스프링스 여행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되시나요? 저는 팜스프링스 에어리얼 트램웨이(Palm Springs Aerial Tramway)를 첫 코스로 추천합니다. 이 트램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회전식 케이블카로, 10분간 2,596미터를 수직 상승하며 사막 바닥부터 산 정상까지의 극적인 풍경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 바닥이 천천히 360도 회전하여 승객 모두가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죠. 저는 아침 일찍 방문했는데, 주말에는 현장 구매 시 2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온라인으로 미리 티켓을 예약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올라가는 내내 밖에 보이는 사막 지대와 치노 캐년을 보니 굳이 캐년 투어를 가지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트램웨이를 타면, 마운트 샌재신토 주립공원(Mount San Jacinto State Park)의 정상까지 한 번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데저트 뷰 트레일(Desert View Trail)이나 디스커버리 네이처 트레일(Discovery Nature Trail)처럼 간단한 트레일 코스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데저트 뷰 트레일을 걸었는데, 코첼라 밸리(Coachella Valley)의 광활한 전망을 감상하니 마음이 웅장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여기서 트레일이란 산이나 들판에 자연스럽게 형성되거나 인위적으로 조성된 비포장 도보 여행길을 의미합니다.
꿀팁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산 정상에 도착하면 10도 이상 기온이 낮아질 수도 있으니 겉옷을 꼭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중세 모던 건축물로 가득한 거리
팜스프링스의 진짜 정체성은 바로 미드센추리 모던(Mid-Century Modern) 건축 양식에 있습니다. 미드센추리 모던이란 1930년대부터 1960년대 사이에 유행한 건축 스타일인데, 수평선을 강조한 낮은 지붕과 큰 유리창, 자연과의 조화를 특징으로 합니다. 저는 인디언 캐년스(Indian Canyons) 지역을 돌아다니며 이 독특한 건축물들을 구경했는데,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건축미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특히 유명한 '핑크 도어(That Pink Door)'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투어였습니다. 올드 라스 팔마스(Old Las Palmas)라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신혼여행 하우스가 있는 역사적 동네도 있었고, 딥웰 에스테이츠(Deepwell Estates)라는 미드센추리 모던과 스페니시 콜로니얼 양식이 혼재된 지역도 있었죠. 1960년대 주택들이 가장 잘 보존된 구역인 인디언 캐년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는 처음에 건축물 투어라고 하니 지루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걸어다니며 보니 각 집마다 개성 넘치는 색상의 현관문과 독특한 디자인이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한 걸음 걷고 사진을 찍고, 걸음 마다 눈에 담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몰랐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이곳이 실제 주거 지역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용히 관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최대 생산지, 대추야자
팜스프링스는 대추야자(Date Palm) 재배의 중심지입니다. 대추야자는 중동과 북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야자나무 열매인데, 당도가 높고 영양가가 풍부해 천연 감미료로도 사용됩니다. 저는 시간이 부족해서 농장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다운타운에서 대추야자 쉐이크(Date Shake)를 맛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Great Shakes에서 주문한 클래식 대추야자 쉐이크는 생각보다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쉐이크는 너무 달아서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대추야자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인공 감미료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시내에서 가까운 인디오 쉴즈 대추야자 농장(Shields Date Garden)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사막 온천 지역의 샘 콥 대추야자 농장(Sam Cobb Date Farm)을 방문해 대추야자 재배 과정을 직접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다음에 가면 꼭 농장에 들러서 체험까지 해볼 계획입니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코첼라 밸리는 미국 전체 대추야자 생산량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재배 지역이라고 합니다.팜스프링스 주변 농장에서는 메드줄(Medjool), 데글렛 누르(Deglet Noor) 등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며, 일부 농장에서는 티 타임과 함께 농장 투어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니 참소하시기 바랍니다.